"어른들이 만든 이 구분은 어른들이 없애야"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부모 세대의 소득 격차가 자녀 교육 격차로 이어져 심화 되는 현상은 이미 기정사실이 되어 버린 시대 같다.  제주도 역시 학력 격차 해소를 위한 새로운 전담기구를 개설하는 등 여러 노력들이 이뤄지고 있고, 돌봄 혜택을 받기가 용이한 학생 수가 적은 학교로 일부러 이주하는 학부모의 비율이 타 지역보다 높다는 등의 특이점은 있으나 선호 학교와 비선호 학교가 나뉘어져 있음은 인정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을 단순히 학부모들이 학업 성취도가 높은 학교나 사교육 인프라가 형성된 학군을 선호한다는 결론으로 일반화시킬 수 있을까? 소위 비선호 학교의 학부모들을 직접 만나보았다. 

제주 원도심 내에서도 가장 학생 수가 적은 학교로 두 아이를 진학시킨 학부모 A씨는 "처음에는 학교 돌봄의 기회도 많고 선생님들께서 학생 한 명 한 명에게 많은 정성을 쏟아 주셔서 너무 좋았어요. 다만 시간이 지나면서 가정 내에서 정서적 지원을 받지 못한 친구들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음을 알게 되었고, 아무래도 아이들은 주변 친구들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 밖에 없어 다소 우려가 되는 건 사실이다."며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작년 제주도교육청이 공개한 '교육정책 수립을 위한 도민 여론조사'의 결과에 따르면 제주도민들은 '학생 성장을 위한 최우선 학교 교육 요소' 로 '인성'을 선택한 응답자가 66.9%로 가장 높았다고 한다. 다음으로 '창의성'(32.0%), '상호 존중'(28.1%), '건강'(27.9%), '안전'(27.3%), '학력'(13.6%) 순이었다.

학부모들 그리고 도민들이 오로지 자녀의 학력만을 고려하고 있지 않음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이는 원도심 내 비선호 학교들의 학생 이탈의 악순환을 막기 위해 보다 근본적인 해결 방안이 필요함을 보여준다. 

제주 남초등학교(교장:김진선)의 이봉화 교감 선생님은 "아이들의 학습 부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과거에는 단순히 아이들의 지능 등을 살폈다면, 현재는 아이의 가정적인 변인, 심리적인 변인, 신체적인 변인 등 종합적인 요인들이 고려 되야 한다. 이에 다문화, 한 부모, 취약계층 가정의 비율이 매우 높은 학교의 특성 상 교육 과정 수립부터 '아이들의 자존감 향상'에 중점을 두고 선생님들과 다양한 노력들을 시도하고 있으나 학교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지역과 지역민들의 관심을 통해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바꿀 수 있다."며 의견을 전했다. 

이에 지역의 학부모들도 긍정적으로 화답했다. 초등학교 1학년 자녀를 둔 김희은 씨는 "좋은 학교란 학교 내부적으로 행복한 요소가 많은 학교라 생각한다. 교사-부모-지역사회가 함께 만들어 가야 하는데 학교가 폐쇄적이고 교사는 비적극적이고 부모는 비협조적일 때 좋은 학교 만들기가 어려운 것 같다. 학교에서 문을 활짝 열어주고 지역사회 내 다양한 자원들이 함께 투입될 때 좋은 학교를 만들 수 있을 거라 생각하며 기회가 된다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싶다."라고 의지를 밝혔다. 

"학교를 만드는 건 모두이다. 그 모두는 나로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한다."는 김한샘 학부모의 말처럼 우리 어른들의 작은 관심과 시도로 조금 더 나은 학교, 조금 더 나은 미래 세대를 만들어 갈 수 있지 않을까?  

아이들의 정서적 지원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생계로 인해 또 다양한 이유로 인해 가정에서 마땅히 받아야 할 관심과 사랑을 받지 못한 아이들의 인생에 있어 지금은 너무 시급한 골든타임이며 아이들은 저마다의 표현으로 우리에게 손을 내밀고 있을지도 모른다.

내 아이가 아니더라도, 내 옆에 있는 아이를 지속적으로 지켜봐 주고 응원해 주는 단 한 명의 어른이 되어 주는 일을 우리 모두가 시도해 본다면 대학 진학률이 높은 제주보다, 훨씬 아름다운 제주 대한민국의 미래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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