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김용일 천혜향연구회영농조합법인 대표

제주시 한경면 일원서 4000평 규모 천혜향 시설 재배...초기 개간 등 숱한 고난

고품질 감귤 생산 위해 교육 적극 참여, 연구회 조직...품종개량 시설 투자 강조

김용일 천혜향연구회영농조합법인 대표(77)는 현재 제주 서부 끝자락에 있는 고산2리에서 고품질 천혜향을 생산하고 있다. 그의 상품은 전국에서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그간의 여정은 만만치 않았다. 김 대표는 제주 감귤산업 발전을 위해 모든 농가가 '고품질'을 생산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 과수원 환경 적합 품종 재배

김 대표는 현재 제주시 한경면 고산2리 일원에서 4000평 규모의 천혜향 시설재배 과수원을 운영하고 있다. 김 대표의 농사 인생은 햇수로 60년이 넘는다.

김 대표는 농사를 천직이라고 말한다. 그도 그럴 것이 보리와 고구마, 감자, 감귤 등의 밭농사부터 소농사까지 그 영역이 다양하다.

하지만 1980년대 추진됐던 외국산 소 입식 정책이 솟값 파동으로 이어지면서 김 대표는 3년 만에 소농사를 접어야 했다.

이후 김 대표는 지인의 권유로 감귤농사를 시작하게 됐지만, 시련은 계속됐다.

감귤나무를 심기 위해 사들인 땅들이 흔히 불모지로 불리는 '빌레(암반)'였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사들인 땅을 개간하기 위해 주변에 거처를 마련해 생활했다.

굴삭기와 중장비 이용이 어려웠던 김 대표는 삽과 괭이로 땅을 개간했다.

김 대표는 "어떤 곳은 암반을 캐기 위해 한나절이 걸렸다. 정말 힘들었다. 누군가는 바보라고 했다"라며 "그래도 지금의 결실을 생각하면 그때의 고생이 보람있었다"라고 감귤농사의 첫발을 내딘 당시를 회상했다.

하지만 어렵게 일궈낸 과수원의 기쁨도 잠시였다. 도내에서는 과수원 규모가 나날이 커지는데 다 시장에서는 감귤보다 싸고 맛있는 수입 과일이 밀려들어 왔다. 이는 곧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다.

다른 감귤농가와의 경쟁은 물론 수입 과일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김 대표의 고민은 커졌다.

고심한 끝에 김 대표는 품종개량을 나섰고, 2003년 기존 온주밀감 대목에 천혜향을 고접갱신 했다.

천혜향 재배 기술이 전무했던 김 대표는 농업기술원과 각종 감귤 기관 등에서 실시하는 교육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그뿐만 아니라 소득 보장을 위한 판로 개척 등 유통 조직화의 필요성을 느껴, 2008년 인근 지역 천혜향 농가 10곳과 제주천혜향연구회를 조직했다. 이듬해에는 천혜양연구회영농조합법인으로 발전시켜 유통 활성화에 적극적으로 기여했다.

또한 감귤의 무게와 크기, 당·산도를 자동으로 측정해 선별하는 비파괴선과시설을 도입하면서 고품질 상품을 전국에 유통했다. 그 결과, 한때 가락시장에선 김 대표의 상품이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현재에도 전국에서 김 대표의 상품을 찾는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김 대표는 "고수익을 내기 위한 비법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며 "자신의 땅에 알맞은 품종을 재배하고, 내 가족이 먹는다는 생각으로 상품을 출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김 대표는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4년 자랑스러운 농민상을 받기도 했다.

△ 시설 투자 경영비 절감 살길

김용일 대표의 재배 시설에서는 물주기부터 온도관리까지 모든 작업이 자동화돼 있다.

김 대표는 나날이 상승하는 인건비와 농가의 고령화가 가속하는 상황에서 기반 시설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대표는 태풍 등 자연재해를 대비해 풍수해보험 가입도 필수라고 강조했다. 실제 태풍으로 막대한 피해를 본 경험에 의해서다. 게다가 기후문제로 날씨 예측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초기 투자 비용이 다소 들더라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자동화된 선진시설기반 구축은 필수"라며 "나 역시 과거 태풍으로 폐작을 경험하고 복구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풍수해보험도 반드시 들어야 한다"고 전했다.

△조기 출하 자제 등 자구 노력

김용일 대표는 천혜향 등 감귤 농가와 상인 등에 조기 출하 자제를 당부했다.

천혜향은 3~4월에 가장 맛이 좋다. 하지만 일부 한라봉 농가들과 상인들이 대목 등에 높은 가격을 받기 위해 상품성이 떨어지는 한라봉을 조기 출하하는 경향이 있다.

비상품 조기 출하는 소비자에게 피해를 끼칠 뿐만 아니라 제주 감귤 산업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이다.

김 대표는 "제값을 못 받을까 하는 마음에 조기 출하하는 농가들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이는 제주 감귤산업에 악영향을 미칠 뿐"이라며 "제주도차원에서 비상품을 유통하는 상인에 대한 페널티 부과 등 정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고 피력했다. 홍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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